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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직전 비행기 기장의 절망을 그려라”-수원대 미대 실기시험

Thinktree 생각나무 2025. 7. 28.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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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미대 실기시험, 추락직전 비행기 기장의 얼굴

<출처 : 수원대학교 홈페이지>

 

사건 요약

  1. 출제 주체: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실기대회 (2025년 7월 19~20일)
  2. 대상자: 전국 고등학생 대상
  3. 문제 내용: 조소 실기 –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
  4. 배경 문제: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참사 발생 (희생자 발생)
  5. 논란 지점: 고통과 공포의 순간을 실기시험 문제로 출제한 교육기관의 윤리적 감수성

조형보다 중요한 건 ‘존중’입니다.

예술은 현실을 반영하고 때론 사회를 비판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존자의 상처와 유가족의 아픔을 재현 대상으로 삼는 것은 명백히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수원대학교는 실기대회 조소 부문 문제로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의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
라는 문항을 출제했습니다.

문제는 이 문항이 불과 7개월 전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참사를 연상시키는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슬픔에 잠겨있고, 누군가는 법정 다툼 중입니다.
그런데 이 끔찍한 장면을 입시 시험의 조형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단순한 ‘표정 연습’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도구화한 것입니다.


“혹시 유가족이 시험장에 있었다면?”

수원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분노한 학생들의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 이건 예술이 아니라 감각없는 폭력이다.
  • 시험장에 유족이 있었다면 정말 눈이 뒤집혔을 것.”
  • 이런 문제가 생활기록부에까지 올라간다고?

미대 실기시험은 단순히 그리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 감정 이입, 조형 해석 능력까지 요구됩니다.
그런데 상상력의 주제가 ‘추락 직전 죽음을 직면한 사람의 얼굴’이라는 건
교육기관이 얼마나 감정의 최소 기준을 잃었는지 보여줍니다.


입시제도, 인간을 잊은 경쟁 시스템

이 문제는 단순한 실기문항 출제의 실수가 아닙니다.

  • 학생을 예술가로 대우하기보다, 재료 취급하는 입시 산업 구조
  • 감수성보다 기술성만 강조하는 입시 중심 미술교육의 문제점
  • 위탁 업체를 통해 문제를 출제하고 검증은 생략하는 구조적 방임

수원대는 “문제 선정에서 관리 소홀이 있었다”고 사과했지만,
진짜 문제는 학생들이 어떤 감정으로 이 문제에 응했을지를 고려하지 못한 시스템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왜 허용했는가?

예술은 고통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은, 특히 입시 상황에서는 고통을 도구화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훈련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또한, 대중교통 사고와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기상천외한 문제 출제’가 아니라
수많은 유가족과 시민들의 상처를 반복적으로 재생시키는 사회적 2차 가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 실기 문제는 반드시 윤리 검토 절차를 통과하도록 제도화
  • 입시에서 고통을 다루는 문제는 ‘사전 피해자 검증’ 및 출제 금지
  • 문항 출제자의 신원 및 검토 위원회 공개, 투명성 확보
  • 수상작의 생활기록부 등재 여부에 대한 공정한 사후 심사 도입

예술교육은 ‘표현력’만이 아니라 ‘감수성’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창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상처를 표현하라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죽음을 조형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예술로 생명을 살피는 공감이 우리사회에는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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