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홈플러스>
홈플러스 희망퇴직이 던지는 질문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점포 폐점, 임금 지급 유예에 이어 본사 인력 축소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조치가 단순한 비용 절감인지 아니면 사실상의 축소 청산 수순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27일 내부 게시판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 혁신을 통해 본사의 조직 및 인원을 축소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대상은 올해 1월 기준 본사 차장급 이상과 부서장급 이상이며, 2026년 9월 이전 정년퇴직 예정자는 제외됐다. 희망퇴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3개월치 급여가 위로금으로 지급된다.
형식만 놓고 보면 ‘선택적 구조조정’이다. 그러나 맥락은 가볍지 않다.
점포 폐점 → 임금 유예 → 희망퇴직
단계적으로 좁혀지는 선택지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 개시 이후 작년 12월 5개 점포, 올해 1월 5개 점포를 이미 폐점했고, 추가로 9개 점포 폐점을 예고한 상태다. 매장 인력의 자연 퇴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제 본사까지 구조조정 대상이 됐다.
특히 직원 급여 지급 유예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희망퇴직은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 버티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의 사실상 강요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자에게 월급은 비용이 아니라 생존이다. 그 생존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희망퇴직이라는 단어는 현실을 가리지 못한다.
사모펀드의 회생 전략, 누가 비용을 치르나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 회장,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임원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그 직후 급여 유예와 추가 폐점, 희망퇴직이 연이어 발표되자 노동조합은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MBK가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명분으로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주장하며, 김광일 공동대표를 임금 체불 혐의로 고소했다.
이 주장은 단순한 감정적 반발이 아니다. 사모펀드 구조에서 흔히 제기되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회생의 비용은 왜 항상 노동이 먼저 치르는가?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흐름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인건비 축소다. 그러나 그 선택이 반복될수록 ‘회생’이라는 단어는 점점 설득력을 잃는다.
법적으로는 합법, 사회적으로는 정당한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반론은 가능하다.
– 회생 절차 중 비용 절감은 불가피하고
– 희망퇴직은 강제 해고가 아니며
– 위로금과 퇴직금이 지급된다
모두 법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법적 정당성과 사회적 정당성은 다르다.
기업 회생이 단순히 채권자와 자본의 손실을 줄이는 과정이라면, 그 회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회생의 기준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홈플러스는 여전히 수만 명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 상권과 연결된 기업이다. 본사 직원 희망퇴직은 단지 ‘관리직 몇 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조직 전체가 축소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신호이며, 회생의 무게중심이 사업 정상화보다 비용 절감에 치우쳐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진정한 회생이라면
- 자본도 책임을 나누고
- 경영 실패의 부담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하지 않으며
- 고용 안정에 대한 최소한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진행되는 과정은 회생이 아니라, 시간을 나눠 쓰는 해체에 가깝다.
마무리하며
희망퇴직은 숫자로 보면 효율이고, 재무제표로 보면 개선이다.
그러나 노동자에게 그것은 미래가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이다.
기업 회생은 회계상의 성공으로만 평가돼서는 안 된다.
사람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회생이 끝났을 때 과연 ‘기업’이 남아 있는지까지 묻는 과정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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