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여성긴급전화>
24시간 안전망의 이면
'여성긴급전화 1366'은
가정폭력·성폭력·스토킹 등 위기 상황에 놓인 여성이 가장 먼저 전화를 거는 공공 안전망이다.
그러나 그 전화를 받는 상담사들의 삶은
지금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다.
야간노동이 만든 신체의 붕괴
서울센터 상담사들은
근무일 기준 3일에 한 번꼴로 야간근무(오후 10시~오전 8시)를 수행한다.
야간 근무를 마친 뒤
다음 날 오전 7시 30분 다시 출근하는 일정이 반복된다.
이 구조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회복 불가능한 신체 손상으로 이어졌다.
한 상담사는
야간근무 1년 만에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고 난소와 나팔관을 제거했다.
또 다른 상담사는
수면장애와 지방간에 시달리고 있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고
운동과 식단 관리를 병행했지만
불규칙한 노동은 건강을 허락하지 않았다.
병가도, 산재도 말하지 못하는 구조
상담사들은
아파도 병가를 요구하지 못한다.
병가는 무급,
산재 신청은
애초에 꺼낼 수 없는 분위기다.
여성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관에서
정작 상담사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인력난이 만든 ‘응답 없는 전화’
현재 1366 서울센터 상담 인원은
정원 22명 중 19명에 불과하다.
퇴사율은 높고
채용은 대부분 1년 단위 계약직이다.
이로 인해
상담 인력이 비는 시간대에는
위기 여성이 전화를 걸어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부 상담은
타 지역 센터로 떠넘겨진다.
공공 안전망이
현장에서 붕괴되고 있는 셈이다.
갑질과 침묵의 문화
상담사들의 이탈 원인에는
상사의 갑질과 인권침해도 포함돼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폭언에 대한 민원이
2023년부터 세 차례나 제기됐다.
그러나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센터장이 출근하면 문을 열어줘야 하고,
출퇴근 시 ‘문안인사’를 해야 하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계약직 구조 속에서
상담사들은
신고하면 떠나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서울시,
성평등가족부,
수탁기관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누구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다.
그 사이
상담사는 떠나고
전화는 울리며
피해자는 대기 상태로 남는다.
상담사의 노동권은 피해자의 안전이다
상담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특혜가 아니다.
야간근무 후 연속 휴식,
공휴일 야간근무에 대한 대체휴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보호 장치.
이는 곧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키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상담사가 무너지면
공공 안전망도 무너진다.
공공 안전망을 지속시키는 선택
1366은
희생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이어서는 안 된다.
상담사의 건강권과 인권을 지키는 일은
곧
한국 사회가 여성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사의 말이 아니라
구조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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