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롯데>
사건 개요
롯데웰푸드의 대표 초코과자 ‘칸쵸’가 출시 40주년을 맞아 ‘내 이름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과자 속에 신생아 인기 이름 500개와 공식 캐릭터 이름 4개가 무작위로 새겨진 건데,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SNS에서 #칸쵸이름찾기 챌린지를 열었습니다.
가수 아이유(이지은)까지 직접 참여해 “내 이름만 없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이 이벤트는 단순한 과자 마케팅을 넘어 문화적 놀이 현상으로 확산됐습니다. 결과는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GS25의 칸쵸 판매량은 한 달 전보다 289.6% 폭증, CU에서도 210% 증가라는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Z세대가 만든 ‘칸쵸깡’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름을 찾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 칸쵸 수십 개를 사서 원하는 이름이 나올 때까지 도전.
- 이름을 조합하기 위해 과자를 깨부수며 ‘창조적 글자 만들기’.
- 아이돌 팬덤은 멤버 이름을 인증하며 놀이 문화를 확산.
이른바 ‘칸쵸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소비 행위 자체가 놀이가 되고, 놀이가 다시 소비를 촉진하는 ‘놀이-소비의 선순환’이 구현된 셈입니다.
마케팅의 힘, 그리고 그 이면
많은 네티즌은 “칸쵸 마케팅팀 포상휴가 가야 한다”며 열광하지만, 여기엔 몇 가지 성찰적 질문이 필요합니다.
- 과잉 소비 문제
원하는 이름을 찾기 위해 수십 통의 과자를 구매하는 행위는 단순 놀이를 넘어 불필요한 과잉 소비를 부추깁니다. 이는 곧 포장재 쓰레기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 소비 심리 자극
이벤트는 개인의 ‘정체성 욕구’를 교묘하게 자극했습니다. “내 이름을 가진 과자”는 단순한 초콜릿이 아닌 자기표현의 상징으로 소비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천재적 발상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브랜드 종속을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 세대 문화의 단면
Z세대는 소비를 통해 놀이와 소속감을 확인합니다. ‘칸쵸 이름 찾기’는 단순히 과자 이벤트가 아니라 SNS 밈(meme) 소비 문화의 한 축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놀이하는 인간’, 그러나 기업이 만든 놀이판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라 했습니다. 이번 현상은 이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놀이판이 자발적이지 않고 기업이 설계한 무대라는 사실입니다. 놀이가 곧 소비이고, 소비가 곧 놀이가 되는 이 구조는 기업 마케팅의 승리이자 소비자 자유의 제약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방향성
- 지속가능한 마케팅: 판매량 증가만이 아닌, 친환경·윤리적 요소와 결합해야 긍정적 평가가 이어질 것.
- 소비자 권리 보호: 이벤트로 인해 불필요한 소비가 과도하게 조장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필요.
- 문화적 놀이의 자율성 회복: 기업이 만든 무대가 아닌, 소비자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더 건강합니다.
맺음말
칸쵸 ‘내 이름 찾기’는 분명 성공적인 마케팅이자 세대를 아우른 놀이 현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놀이가 기업의 전략 안에서만 이뤄질 때 소비자의 자유는 줄고 의존성은 커진다는 점입니다. 놀이와 소비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이런 현상은 즐거움의 문화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