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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칸쵸 속에?”…놀이와 소비의 경계에서

Thinktree 생각나무 2025. 9. 2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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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롯데>

사건 개요

롯데웰푸드의 대표 초코과자 ‘칸쵸’가 출시 40주년을 맞아 ‘내 이름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과자 속에 신생아 인기 이름 500개와 공식 캐릭터 이름 4개가 무작위로 새겨진 건데,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SNS에서 #칸쵸이름찾기 챌린지를 열었습니다.

가수 아이유(이지은)까지 직접 참여해 “내 이름만 없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이 이벤트는 단순한 과자 마케팅을 넘어 문화적 놀이 현상으로 확산됐습니다. 결과는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GS25의 칸쵸 판매량은 한 달 전보다 289.6% 폭증, CU에서도 210% 증가라는 성과가 나타났습니다.


Z세대가 만든 ‘칸쵸깡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름을 찾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 칸쵸 수십 개를 사서 원하는 이름이 나올 때까지 도전.
  • 이름을 조합하기 위해 과자를 깨부수며 ‘창조적 글자 만들기’.
  • 아이돌 팬덤은 멤버 이름을 인증하며 놀이 문화를 확산.

이른바 ‘칸쵸깡’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소비 행위 자체가 놀이가 되고, 놀이가 다시 소비를 촉진하는 ‘놀이-소비의 선순환’이 구현된 셈입니다.


마케팅의 힘, 그리고 그 이면

많은 네티즌은 “칸쵸 마케팅팀 포상휴가 가야 한다”며 열광하지만, 여기엔 몇 가지 성찰적 질문이 필요합니다.

  1. 과잉 소비 문제
    원하는 이름을 찾기 위해 수십 통의 과자를 구매하는 행위는 단순 놀이를 넘어 불필요한 과잉 소비를 부추깁니다. 이는 곧 포장재 쓰레기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2. 소비 심리 자극
    이벤트는 개인의 ‘정체성 욕구’를 교묘하게 자극했습니다. “내 이름을 가진 과자”는 단순한 초콜릿이 아닌 자기표현의 상징으로 소비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천재적 발상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브랜드 종속을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3. 세대 문화의 단면
    Z세대는 소비를 통해 놀이와 소속감을 확인합니다. ‘칸쵸 이름 찾기’는 단순히 과자 이벤트가 아니라 SNS 밈(meme) 소비 문화의 한 축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놀이하는 인간’, 그러나 기업이 만든 놀이판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라 했습니다. 이번 현상은 이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놀이판이 자발적이지 않고 기업이 설계한 무대라는 사실입니다. 놀이가 곧 소비이고, 소비가 곧 놀이가 되는 이 구조는 기업 마케팅의 승리이자 소비자 자유의 제약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방향성

  1. 지속가능한 마케팅: 판매량 증가만이 아닌, 친환경·윤리적 요소와 결합해야 긍정적 평가가 이어질 것.
  2. 소비자 권리 보호: 이벤트로 인해 불필요한 소비가 과도하게 조장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 필요.
  3. 문화적 놀이의 자율성 회복: 기업이 만든 무대가 아닌, 소비자가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내는 흐름이 더 건강합니다.

맺음말

칸쵸 ‘내 이름 찾기’는 분명 성공적인 마케팅이자 세대를 아우른 놀이 현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놀이가 기업의 전략 안에서만 이뤄질 때 소비자의 자유는 줄고 의존성은 커진다는 점입니다. 놀이와 소비가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이런 현상은 즐거움의 문화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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