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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꿈의 무대 ” ‑ 중소 기획사의 현실

Thinktree 생각나무 2025. 8. 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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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키스 해체, 에버글로우 해체,위클리, ㅊ레리블렛, 시그니처, 로켓펀치, 네이처 해체

 

위태로운 ‘7년차’도 못 넘긴 그녀들

2025년 7월, RBW 소속의 걸그룹 퍼플키스컴백한 지 불과 3주 만에 오는 11월 공식 해체를 발표했습니다. 2집 싱글 <I Miss My...> 활동을 진행하던 중이었기에 팬들에게는 충격이었지요.

이 사례는 최근 K-POP 시장에서 반복되는 현상의 일부일 뿐입니다. 위클리, 에버글로우, 체리블렛, 시그니처, 로켓펀치, 네이처까지. 중소 기획사 소속 걸그룹들이 데뷔 3~5년 만에 계약 종료 및 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현실은, 지금의 케이팝 구조가 얼마나 기형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마무 동생’ 퍼플키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퍼플키스는 데뷔 당시만 해도 “마마무의 뒤를 이을 실력파 걸그룹”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자체 프로듀싱 역량, 탄탄한 보컬 라인, 오디션 출신의 화제성까지 갖췄지요. 하지만 이후 ‘콘셉트의 혼란’과 ‘방향성 부재’, ‘멤버 탈퇴’ 등으로 팀은 흔들렸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등 반등 시도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구조적 한계는 퍼플키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위클리는 데뷔 1년 차에 신인상을 휩쓸었지만 5년 만에 계약 해지, 에버글로우는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넘긴 대표곡이 다수 있었음에도 결국 6년 만에 해산을 맞이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불편한 진실

  • 데뷔 5년 이내 해체 비율: 2020~2024 데뷔 걸그룹 중 약 70% 이상
  • 정산 없는 계약 종료 사례 빈도 증가
  • 팬덤 없는 ‘조회수 스타’는 생명력 짧아
  • ‘빅4’ 소속 외 그룹의 음원·앨범 성적은 시장 점유율 10% 미만

이는 단순한 ‘실패한 마케팅’이나 ‘멤버 개인 이슈’의 문제가 아닙니다. 케이팝의 구조 자체가 자본력과 팬덤의 불균형 속에 중소 기획사를 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 기획사와 나머지: 부익부의 끝

하이브, SM, JYP, YG 등 ‘빅4’는 글로벌 플랫폼, 자본력, 콘텐츠 라인업 등 전방위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음악이 아니라 ‘세계관’, ‘팬덤 커뮤니티’, ‘NFT’, ‘오프라인 페스티벌’까지 영역을 넓히며 팬을 묶어두는 장치를 수없이 구축해왔습니다.

반면 중소 기획사는 컴백 1회마다 배수진을 치고 마케팅 비용을 쥐어짜야 합니다. 그룹이 인지도를 얻기 전까지 단 한 번의 실패로도 운영 중단을 감수해야 합니다. 결국 케이팝 산업은 선택받은 소수만 살아남는 구조로 변질되었습니다.


무엇을 바꿔야 하나

  • 정산 구조 투명화: 연습생부터 수익 배분이 명확하게 공유돼야 멤버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콘셉트와 콘텐츠의 독립성 보장: 진짜 실력파 그룹이라면 기획사의 브랜드 없이도 매력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중소 기획사 연합 모델 도입: 대기업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 마케팅 공동체 필요.
  • 팬덤 육성 시스템의 변화: SNS·쇼폼·팬미팅의 질을 높여 핵심 팬 확보가 시급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걸그룹이 데뷔를 준비 중이지만, 또 다른 팀이 조용히 해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름’이 되지 않으려면, 산업 구조의 재설계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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